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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소나기
불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넝쿨장미는 울타리에 불을 지르고
끓기 직전의 냄비 물처럼
6월 태양은 정수리를 달구더니
헝겊 조각 같은 구름이
서녘에서 기러기 떼처럼 모여들어
온 하늘에 장막(帳幕)을 치고
세상을 태우듯 뇌성이 번쩍인다.
갑작스런 어두움에 놀라
잔뜩 겁먹은 거리의 눈동자들마다
퍼 붓는 빗살과 맞서지 않으려
운동신경 둔한 사람도 빠르다.
일상의 평온함을 순간 깨트리는
낮도깨비 같은 훼방(毁謗)에
시장 귀퉁이에 자리를 편
노점상인의 하루가 맘에 걸린다.
2019.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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