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한 여름 밤의 추억

신사/박인걸 2019. 6. 13. 08:49

한 여름 밤의 추억

 

어둠이 장막처럼 마을을 덮으면

평화로운 고요가 밀물처럼 깃들고

모깃불 마당에 모락모락 오르면

멍석에 둘러앉아 별을 세던 정겨움

풋 강냉이 오이냉국 호박 잎 쌈에

밭일 지친 아버지 흐뭇한 웃음

고단한 아낙네 꿈길로 이끄는

은율타고 흐르던 여울 물 소리

숲에서 들려오던 풀벌레 노랫소리

피곤에 지친 농부 위로의 선물

초가지붕위로 보름달 둥실 떠오르면

하얗게 핀 박꽃이 수줍게 웃고

새끼 줄 하나에 목숨을 걸고

줄줄이 피어나던 보랏빛 나팔꽃

전선 줄 하나 없는 마을 허공을

거침없이 질주하던 황조롱이야

꿈을 싣고 흘러가던 은하수 폭포

호수위로 쏟아지던 별빛의 행렬

앞산에서 밤새 울던 등 뻐꾸기는

아직도 여전히 울고 있을까

이제는 고향마을 고안심곡 이지만

가슴 속에 영롱한 여름밤의 추억

2019.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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