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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碑石)
흉탄이 빗발치던 전장(戰場)에서
뜨거운 피를 쏟아내며 싸운 용사여
고막을 찢는 포화의 굉음에
이름 없이 산화(散花)한 병사여
국립묘지 비좁은 봉분(封墳)에
영혼마저 차렷 자세로 누워
비석(碑石)에 이름 석 자 새긴 채로
긴긴 세월 허공만 바라보는구나.
적군(敵軍)에 짓밟히던 조국강토를
한 뼘이라도 더 지켜내려
육탄(肉彈)으로 고지를 점령하다
이슬처럼 사라져간 아들딸이여
헐떡이며 어머니를 부르다
눈을 뜬 채 숨을 거둔 넋이여
이제는 서러움 모두 잊어버리고
평안하게 영면(永眠) 하시라.
20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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