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다뉴브 강

신사/박인걸 2019. 6. 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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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 강

 

갈색 물결의 다뉴브 강이여

어찌하여 분노하였느냐

긴 여로에 지친 나그네들을

그토록 모질게 대하였느냐

 

여행의 곱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가슴 깊이 보석처럼 간직하던

죄 없는 선량한 영혼들을

무참히도 짓밟았느냐

 

이천년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꿈에도 그리던 밤풍경의 설렘이

침몰한 유람선과 휩쓸려

산산 조각난 경악의 순간이여

 

이바노비치가 노래한

다뉴브강의 찬미에 속지 않으리.

무고한 길손을 삼켜버린 물결을

이제는 잔인한 강이라 하리.

20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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