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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무(春霧)
봄 안개가 밤새 걸어내려와
수주공원을 없애버리고
육 차선을 가로질러 동네학교와
낮은 집들을 모자람 없이 지웠다.
의지마저 지우려는 포말을 헤집고
마을 뒷산을 오를 때
이슬 머금은 붉은 진달래꽃이
기다린 듯 반갑게 맞아준다.
산마루에 서서 굽어보니
한 자락 고운 어머니 품같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동네를
아늑하게 감싸 안아 고맙다.
지난밤 찾아온 춘무(春霧)는
차갑던 겨울의 나쁜 기억들을
말끔하게 지워버리고
앞 다투어 피어나는 꽃과 함께
고운 추억을 엮으라 한다.
20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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