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춘무(春霧)

신사/박인걸 2019. 4. 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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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무(春霧)

 

봄 안개가 밤새 걸어내려와

수주공원을 없애버리고

육 차선을 가로질러 동네학교와

낮은 집들을 모자람 없이 지웠다.

의지마저 지우려는 포말을 헤집고

마을 뒷산을 오를 때

이슬 머금은 붉은 진달래꽃이

기다린 듯 반갑게 맞아준다.

산마루에 서서 굽어보니

한 자락 고운 어머니 품같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동네를

아늑하게 감싸 안아 고맙다.

지난밤 찾아온 춘무(春霧)

차갑던 겨울의 나쁜 기억들을

말끔하게 지워버리고

앞 다투어 피어나는 꽃과 함께

고운 추억을 엮으라 한다.

20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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