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한 해를 산다는 일이
결코 가볍지 않다.
새순이 봄 서리를 맞을 때
며칠을 괴로워했다.
긴 가뭄에 목이 말라
하염없이 울었다.
그날 밤 쏟아진 빗줄기에
술에 취한 듯 노래를 불렀다.
한 여름 불볕더위에
뼈마디에 불이 타는 듯 했지만
붉은 진액을 쏟아
알알이 열매에 채웠다.
낮이 짧은 언덕에서
베옷 수의를 바느질한다.
치열했던 삶의 모습이
가을 햇살에 빛난다.
2016.10.21
은행나무
한 해를 산다는 일이
결코 가볍지 않다.
새순이 봄 서리를 맞을 때
며칠을 괴로워했다.
긴 가뭄에 목이 말라
하염없이 울었다.
그날 밤 쏟아진 빗줄기에
술에 취한 듯 노래를 불렀다.
한 여름 불볕더위에
뼈마디에 불이 타는 듯 했지만
붉은 진액을 쏟아
알알이 열매에 채웠다.
낮이 짧은 언덕에서
베옷 수의를 바느질한다.
치열했던 삶의 모습이
가을 햇살에 빛난다.
201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