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잎사귀
숭숭 뚫린 구멍에서
미명이 들리고
찢긴 잎사귀마다
싸매지 못해 애처롭다.
가슴고름을 앓느라
연실 객담을 뱉어내고
만성이 되어버린 호흡은
가쁜 숨을 몰아쉰다.
자벌레가 갉아먹고
송충이가 파먹고
태풍에 몹시 시달리다
허공에 곤두박질했다.
오월신록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나마 맺힌 열매는
새들이 몽땅 빼앗아 갔다.
그럴지라도
버티며
조촐한 가을을 맞는다.
산행 길 나그네의
뚫린 허파에도 바람이 샌다.
2015.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