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의 한숨

신사/박인걸 2024. 11. 8. 13:25
  • 가을 날의 한숨
  •  
  • 떨어지는 낙엽들이 빚어낸
  • 빈 가지의 한숨 같은 가을 저녁
  • 바람이 나뭇결을 쓸어내리듯
  • 그 출렁이든 삶이 다 지나갔네.
  •  
  • 스러진 들판, 멀리 사라진 새의 그림자
  • 비어만 가는 산자락에 깃든 고요
  • 시간이 훑고 간 황홀한 빈자리
  • 허공에 맺힌 기억의 그림자뿐이네.
  •  
  • 소멸되는 것들이 남긴 미세한 떨림
  • 기억은 안개 속에서 빛을 잃고
  • 손을 뻗어 잡아도 닿지 않는 한계
  • 맥없이 풀려버리는 안개 같네.
  •  
  • 이 계절은 언제나 무상의 공허
  • 스며드는 서늘한 기운의 무게
  • 하나같이 물처럼 흘러가고 사라질 뿐
  • 가을엔 하나같이 사라지고 마네.
  • 2024,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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