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리는 봄
- 겨울이 삼켜버린 봄은
- 얼음장 밑에서 신음하고
- 찬 바람이 할퀴어버린 들판에는
- 죽은 갈대만 출렁인다.
- 구름 사이로 태양이 빛나지만
- 언 땅을 녹이지 못하고
- 도시 골목까지 점령한 추위에
- 맨발의 비둘기가 가엽다.
- 이렇게 추운 혹한에는
- 입술을 다문 채 아무 말 없이
- 바람 부는 소리를 들으며
-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 산수유 입술이 터지고
- 진달래 꽃잎이 수줍게 웃으며
- 개나리 길섶에 줄지어 일어서는
-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 마음이 가난한 사람아
- 삶이 고달파 지친 사람아
- 봄까치 노래가 봄을 부르고 있다.
-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
- 2023.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