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기다리는 봄

신사/박인걸 2023. 2. 18. 07:20
  • 기다리는 봄
  •  
  • 겨울이 삼켜버린 봄은
  • 얼음장 밑에서 신음하고
  • 찬 바람이 할퀴어버린 들판에는
  • 죽은 갈대만 출렁인다.
  •  
  • 구름 사이로 태양이 빛나지만
  • 언 땅을 녹이지 못하고
  • 도시 골목까지 점령한 추위에
  • 맨발의 비둘기가 가엽다.
  •  
  • 이렇게 추운 혹한에는
  • 입술을 다문 채 아무 말 없이
  • 바람 부는 소리를 들으며
  •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  
  • 산수유 입술이 터지고
  • 진달래 꽃잎이 수줍게 웃으며
  • 개나리 길섶에 줄지어 일어서는
  •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  
  • 마음이 가난한 사람아
  • 삶이 고달파 지친 사람아
  • 봄까치 노래가 봄을 부르고 있다.
  •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
  • 2023.2.18
  •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  (1) 2023.02.22
불면의 밤  (0) 2023.02.19
진달래꽃 기다리며  (0) 2023.02.17
도시의 겨울  (0) 2023.02.15
새벽길  (0)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