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소나기

신사/박인걸 2021. 8. 9. 11:24

소나기

 

천둥과 번개가 지나갔다.

소나기는 화덕처럼 달궈진 도시를 식혔다.

온 종일 울어 제키던 매미소리 스러지고

코로나 시대에 헝클어진 마음이 수습된다.

 

긁어 부스럼 된 마음의 상처와

가시에 긁혀 입은 흔적들이

치수를 뛰어 넘는 중량으로 괴롭혔는데

장대비 쓸어간 바람이 내 심장까지 보듬는다.

 

한 여름 콘크리트 도시의 삶은

사막의 열기를 뛰어 넘는 고통이다.

우리 안에 갇혀 사육당하는 동물처럼

자유를 속박당한 정신세계의 괴로움이다.

 

갑자기 세차게 쏟아는 빗줄기는

칠흑 동굴 속을 비춰주는 불빛과 같이

자신에게 흉기가 된 불평과 불만을

감사의 마음으로 일순간 바꿔주고 있다.

202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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