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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 꽃 생각
- 아득한 옛날이야기처럼
- 내 기억 속의 풍경이 전설로 느껴진다.
-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이듯
- 시간은 초음속으로 줄달음치고
- 꿈꾸지 않았던 세상이 나를 포로로 잡고 있다.
- 예리한 칼날로 통감자 눈을 도려내어
- 밭이랑에 소똥거름 섞어 묻으면
- 차가운 봄바람을 먹으며 자란 감자는
- 자주 빛 꽃 파도를 연출했다.
- 밭고랑 서쪽에서 동쪽까지
- 황소걸음 한나절 걸릴 비탈 밭에
- 출렁이는 감자 꽃을 바라보노라면
- 어머니의 서러운 이야기가 북받쳤다.
- 보릿고개 높고 높아
- 달걀만한 햇감자를 호미 끝으로 쪼아대며
- 사래 긴 밭 감자 섶을 요절내던
- 어머니 한숨소리가 언제나 슬펐다.
- 지금도 자주 빛 감자 꽃이
- 어느 산골 외진 골짜기에서 피고지려나.
- 감자 꽃 피는 계절이오면
- 그 시절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다.
- 202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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