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황사(黃砂

신사/박인걸 2021. 5. 9. 09:19
  • 황사(黃砂)
  •  
  • 너와 나 사이는 청명했고
  • 마음 호수는 밑바닥까지 투명했다.
  • 연꽃은 가슴위에서 피었고
  • 너의 향기는 내 호흡을 다스렸다.
  • 내 존재의 의미는 너에게서 나오고
  • 삶의 가치는 언제나 공유되었다.
  • 너와 나는 달라붙은 찰 엿이었고
  • 죽음 외에는 갈라놓을 수 없는
  • 필정(必定)의 운명이었다.
  • 아직도 확정된 내 마음은 바위덩어리인데
  • 황사바람이 자주 불어와
  • 너에게로 향하는 내 눈빛을
  • 어두운 연막으로 가로막는다.
  • 출처불명의 황사(黃砂)가 겹겹이 쌓이면
  • 너에 대한 내 불신도 높아지고
  • 너 또한 나에 대한 진심은 사라지리라.
  • 바람아 불어라 세차게 불어라.
  • 황사먼지를 삼켜버리고
  •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서로의 마음을
  • 거울처럼 들여다보도록 해주라.
  • 2021.5.8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에 대한 생각  (0) 2021.05.13
감자 꽃 생각  (0) 2021.05.12
진노(震怒)  (0) 2021.05.08
애강나무  (0) 2021.05.07
저녁노을  (0) 202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