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목련 꽃

신사/박인걸 2021. 3. 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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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꽃

 

붉은 벽돌집에 기댄 목련나무에

새하얀 꽃송이가 백조얼굴을 하고 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피는 꽃은

필연 어떤 사연이 있으리라.

유난히 두드러진 꽃눈이

지난겨울 두꺼운 털옷으로 싸맨 채

찬바람이 새 차게 불어 칠 때도

꿈쩍 않고 하늘만 처다 보고 있었다.

봄이 오면 그리운 임이 돌아온다기에

지난 해 가을부터 맞을 준비를 하며

한 치의 미동도 없이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몸을 가꿨다.

백옥 빛 하얀 얼굴에

온 몸에 흰 드레스를 칭칭 감고

마음까지 하얗게 열어 재치고

두 팔 벌려 임을 맞이하고 있다.

목련이 하얗게 필 무렵이면

나 또한 그리운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는 나에게 올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이 된 사람이다.

올해도 목련 꽃은 그 사람만큼 곱다.

202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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