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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꽃
붉은 벽돌집에 기댄 목련나무에
새하얀 꽃송이가 백조얼굴을 하고 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피는 꽃은
필연 어떤 사연이 있으리라.
유난히 두드러진 꽃눈이
지난겨울 두꺼운 털옷으로 싸맨 채
찬바람이 새 차게 불어 칠 때도
꿈쩍 않고 하늘만 처다 보고 있었다.
봄이 오면 그리운 임이 돌아온다기에
지난 해 가을부터 맞을 준비를 하며
한 치의 미동도 없이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몸을 가꿨다.
백옥 빛 하얀 얼굴에
온 몸에 흰 드레스를 칭칭 감고
마음까지 하얗게 열어 재치고
두 팔 벌려 임을 맞이하고 있다.
목련이 하얗게 필 무렵이면
나 또한 그리운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는 나에게 올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이 된 사람이다.
올해도 목련 꽃은 그 사람만큼 곱다.
202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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