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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新綠)
숲에 들어서자 하늘은 없고
계곡에 이르니 개울물도 수풀이다.
바람은 그늘 아래 잠들고
햇빛도 제 영역(領域)을 포기했다.
신혼 방 보다 더 비밀스러움에
발소리마저 죽여야 했고
신생아실처럼 신비(神祕)하여
숨소리마저 낮춰야 했다.
낡은 것들은 종적을 감추고
오로지 새것들만 충만(充滿)한
신천지(新天地)의 중심에는
무딘 양심(良心)도 날이 선다.
정념(情念)들은 잎이 흡수하고
원인간(原人間)으로 거듭나는
푸르른 오월(五月) 숲에는
신(神)의 호흡(呼吸)이 가득하다.
2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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