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개살구꽃

신사/박인걸 2019. 2. 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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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살구꽃

 

소년(少年)적 고향 집 뒤뜰에는

무성하게 뻗은 개살구나무가

연년(年年)이 짙은 분홍빛 꽃을

율법(律法)을 지키듯 피웠고

 

겹겹이 둘러 싼 작은 언덕마다

진달래 개 복숭아꽃이

지천(至賤)으로 피어날 때면

일 년 일회(一回) 별천지가 된다.

 

어느 해 이월(二月) 코린토스에서

살구(아몬드)꽃 풍경에 소스라쳤다.

이게 해()기슭에 이상향(理想鄕)처럼

몽환적 꽃 대궐(大闕)이 웬 말이던가.

 

그 맑고 환한 소녀의 웃음처럼

수줍은 그녀의 꽃 댕기처럼

동서양을 뛰어넘어 황홀히 피는

행화(杏花)꽃 마을은 고향 같더라.

 

춘풍(春風)이 살랑살랑

옷 솔기를 어루만질 때면

불현 듯이 떠오르는 살구꽃 추억

금년(今年)에도 그곳에는 꽃이 피겠지

20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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