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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살구꽃
소년(少年)적 고향 집 뒤뜰에는
무성하게 뻗은 개살구나무가
연년(年年)이 짙은 분홍빛 꽃을
율법(律法)을 지키듯 피웠고
겹겹이 둘러 싼 작은 언덕마다
진달래 개 복숭아꽃이
지천(至賤)으로 피어날 때면
일 년 일회(一回) 별천지가 된다.
어느 해 이월(二月) 코린토스에서
살구(아몬드)꽃 풍경에 소스라쳤다.
이게 해(海)기슭에 이상향(理想鄕)처럼
몽환적 꽃 대궐(大闕)이 웬 말이던가.
그 맑고 환한 소녀의 웃음처럼
수줍은 그녀의 꽃 댕기처럼
동서양을 뛰어넘어 황홀히 피는
행화(杏花)꽃 마을은 고향 같더라.
춘풍(春風)이 살랑살랑
옷 솔기를 어루만질 때면
불현 듯이 떠오르는 살구꽃 추억
금년(今年)에도 그곳에는 꽃이 피겠지
20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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