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한 추억
노량진 철길로
새벽 열차 달리는 소리를 들으며
고픈 배를 움켜잡고
잠 못 이루며 뒤척이던 때
배고파 칭얼대다 잠 든
네 살배기를 바라보노라면
바늘을 삼킨 듯
명치끝이 따끔거리고
눈이 퀭한 아내가
밀가루 봉지를 털어 만든
멀건 아침 수제비 한 그릇에
아픔의 눈물이 고였다.
은둔한 수도사처럼
가난하여 가벼운 기도로
발등상에 다가가기엔
아직 고뇌를 짊어졌던 시절
활자와 씨름하며
등불을 가까이 하던 때 기억이
노량진을 달리는 차창 너머에
아릿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2015.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