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 시절의 기억

신사/박인걸 2024. 9. 21. 15:09
  • 그 시절의 기억

  • 나무껍질 한 줌에 목숨이 걸렸고
  • 나물 한 접시로 하루를 버텼다.
  • 초근목피에 허기를 메우던 초여름
  • 텅 빈 밥그릇에 눈물마저 말라붙고
  • 버짐 낀 얼굴에는 희망도 사라졌다.
  • 춘궁기 배고픔은 영혼을 갉아먹고
  • 도장병 부스럼은 가난이 새긴 흔적이다.
  •  
  • 퀭한 눈빛에 어머니 한숨은 깊어만 갔고
  • 그날의 아픔은 소리 없이 번져갔다.
  • 너와집 지붕 아래 엉켜 드는 바람 소리
  • 희망마저 말라붙은 그 날의 기억 속에서도
  • 한숨 뒤에 감춰둔 어머니 미소가
  • 가난을 이겨내는 유일한 용기였다.
  •  
  • 시간은 많이 흘렀어도
  • 그 시절은 우리 속에 살아있다.
  • 모양은 달라도 또 다른 허기에 지치고
  • 인생은 춘궁기보다 더 큰 시련에 부딪힌다.
  • 삶이란 본디 텅 빈 그릇이지만
  • 그 안에 담긴 고통이 삶을 크게 깨우쳤고
  • 어머니의 침묵과 미소에서 배운 교훈이
  • 내 안에 끝없이 일어서는 힘이 된다.
  • 202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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