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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서(處暑)
- 서늘한 바람 응달을 맴돌 때
- 풀벌레 노래는 애잔하고
- 머잖아 찾아올 첫서리 소식에
- 가을빛 나뭇잎에 물든다.
- 한낮 햇살은 빛나지만
- 길게 드리운 그림자는
- 이별의 시간을 예감한 듯
- 쓸쓸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 그토록 푸르던 산야도
- 초록의 흔적을 거두어 들이고
- 덧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 누군가의 발자국만 남긴다.
- 처서의 긴 저녁 놀 아래
- 철새들 떠나는 연습에 바쁘고
- 처량한 이별의 노래만
- 저문 하늘에 메아리를 남긴다.
- 이제는 잊혀질 듯
- 떠밀리듯 지나가는 계절 속에
- 삶의 무게만 새겨두며
- 가을은 쓸쓸하게 다가온다.
- 202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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