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처서(處暑)

신사/박인걸 2024. 8. 22. 09:54
  • 처서(處暑)
  •  
  • 서늘한 바람 응달을 맴돌 때
  • 풀벌레 노래는 애잔하고
  • 머잖아 찾아올 첫서리 소식에
  • 가을빛 나뭇잎에 물든다.
  •  
  • 한낮 햇살은 빛나지만
  • 길게 드리운 그림자는
  • 이별의 시간을 예감한 듯
  • 쓸쓸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  
  • 그토록 푸르던 산야도
  • 초록의 흔적을 거두어 들이고
  • 덧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 누군가의 발자국만 남긴다.
  •  
  • 처서의 긴 저녁 놀 아래
  • 철새들 떠나는 연습에 바쁘고
  • 처량한 이별의 노래만
  • 저문 하늘에 메아리를 남긴다.
  •  
  • 이제는 잊혀질 듯
  • 떠밀리듯 지나가는 계절 속에
  • 삶의 무게만 새겨두며
  • 가을은 쓸쓸하게 다가온다.
  • 2024, 8, 22
  •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는 여름  (0) 2024.08.23
머리카락  (0) 2024.08.23
태풍(颱風)  (0) 2024.08.21
인간과 기호  (0) 2024.08.20
사람  (0) 2024.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