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颱風)
- 미친 바람이 하룻밤 몰아쳤다.
- 눈먼 지도자의 고함처럼
- 방향잃은 바람소리가
- 거리와 들판을 휩쓸었고
- 진실은 먼지처럼 흩어졌다.
- 성난 비는 아무데나 쏟아졌다.
- 탐욕에 젖은 거렴주구처럼
- 뒤엉킨 거짓말들이
- 흙탕물처럼 길위에 넘쳐 흐르고
- 선량한 사람들 발목을 잡는다.
- 휘청거리는 나무들이
- 서로를 밀치며 쓰러지듯
- 세상은 탐관오리들이 날뛰고
- 제어되지 않은 권력이
- 마침내 안연한 사회를 허문다.
- 잠시 찾아온 고요 속에
- 세상은 침묵에 젖지만
- 그것은 태풍의 눈일 뿐
- 진영논리와 음모론을 내세워
- 양심 없이 세상을 할퀴고 찢는다.
- 태풍이 지나간 자리엔
- 부서진 신념과 희망이 널브러졌지만
- 그러나 다시 일어서는 자들이 있다.
- 미친 세상 속에서도
- 새로운 희망은 다시 자라난다.
- 2024,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