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태풍(颱風)

신사/박인걸 2024. 8. 21. 10:48
  • 태풍(颱風)
  •  
  • 미친 바람이 하룻밤 몰아쳤다.
  • 눈먼 지도자의 고함처럼
  • 방향잃은 바람소리가
  • 거리와 들판을 휩쓸었고
  • 진실은 먼지처럼 흩어졌다.
  •  
  • 성난 비는 아무데나 쏟아졌다.
  • 탐욕에 젖은 거렴주구처럼
  • 뒤엉킨 거짓말들이
  • 흙탕물처럼 길위에 넘쳐 흐르고
  • 선량한 사람들 발목을 잡는다.
  •  
  • 휘청거리는 나무들이
  • 서로를 밀치며 쓰러지듯
  • 세상은 탐관오리들이 날뛰고
  • 제어되지 않은 권력이
  • 마침내 안연한 사회를 허문다.
  •  
  • 잠시 찾아온 고요 속에
  • 세상은 침묵에 젖지만
  • 그것은 태풍의 눈일 뿐
  • 진영논리와 음모론을 내세워
  • 양심 없이 세상을 할퀴고 찢는다.
  •  
  • 태풍이 지나간 자리엔
  • 부서진 신념과 희망이 널브러졌지만
  • 그러나 다시 일어서는 자들이 있다.
  • 미친 세상 속에서도
  • 새로운 희망은 다시 자라난다.
  • 202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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