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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꽃
딱 한 그루만 외롭게
양지쪽 돌담에 비스듬히 기댄 채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노란 꽃망울을 소복이 토한다.
2월의 끝자락에 우연히 만난
샛노란 꽃잎이 내 마음을 마구 흔든다.
엊그제 스쳐간 한파(寒波)는
붉은 붕어 떼를 얼음장 속에 가두었는데
어쩌자고 노란 산수유 꽃잎은
말썽쟁이 소년처럼 뛰쳐나왔을까
겨울 발걸음에 지친 나그네가
마음까지 걸어 잠근 채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난 샛노란 꽃잎에
단단한 마음이 돌담처럼 허물어진다.
요 며칠 사이에 빗장을 열고
내가 기다리던 봄은 내게로 쏟아진다.
20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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