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딱따구리
기분 좋은 날은 드럼을 치다가
간절한 날은 목탁을 두드린다.
어떤 날은 제살에 대못을 박고
오늘은 가슴을 드릴로 뚫는다.
한웅 큼도 안 되는 것이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
고목에 제 머리를 쥐어박을 때
내뱉은 한숨소리는 십리를 간다.
숲은 맑고 바람은 잠자는데
나뭇잎 곱고 향기는 짙기만 한데
무슨 사연 그다지도 많기에
난수표 암호를 흘려보내는가.
통나무 속을 들여다보는
레이저광선을 눈에 달았어도
삶의 번뇌를 해결 못해 괴롭게 우는
딱따구리에서 삶의 아픔을 읽는다.
2021.1.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