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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계절
찬바람은 잉잉대며 쏘다니고
눈발은 아무데나 자기 몸을 던진다.
침엽수는 참담하게 서 있고
앙상한 활엽수들은 살풍경한 느낌이다.
매일 아침 날아오는 확진 자 소식에
머리에 서릿발이 솟아오르고
검색창에 뜨는 사망자 숫자에
기저질환자는 사시나무가 된다.
봄은 얼음장 속에서 잠자고
코로나 백신은 유럽에서 길을 잃었다.
도시를 휩쓰는 두려움에
평화는 산산 조각났고
천길 벼랑으로 떨어지는 두려움에
사람마다 마스크 끈을 졸라맨다.
따스한 양지 볕은 사라졌고
포근하던 엘니뇨도 멀리 도망쳤다.
코로나에 범벅 된 계절은
세계 2차 대전보다 더 잔인하다.
이제는 공포의 마스크를 벗고 싶다.
얼굴을 맞대며 소곤거리고 싶다.
분위기 있는 카페 창가에 앉아서
따끈한 아메리카노커피를 마시고 싶다.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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