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카멜레온

신사/박인걸 2020. 12. 6.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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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거룩한 미소를 짓는다고

참 성인군자라 말하지 말라.

그 속에는 양을 잡아먹는 늑대가

발톱을 새운 채 득실거린다.

감언이설로 속여 장사밑천을 떼먹으며

친구의 염통을 짓밟고 가는

안티히로들도 세상에는 우굴 거린다.

깔깔대는 웃음으로 접근할 때

덫에 걸릴까 두 눈에 불꽃을 켜라

비수를 허리춤에 감춘 자객이

영혼의 심장을 훔쳐가더라.

나비넥타이에 파나마모자를 눌러쓴

정중한 그 남자를 조심하라.

징그러운 혀를 숨긴 카멜레온이

세워 놓은 채로 너의 귀를 베리라.

20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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