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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화 꽃
산새들 내려앉아 목축인 도랑가
배죽배죽 웃는 계집처럼
샛노란 꿀주머니 주렁주렁 매달고
무엇을 전해 주려나 날 기다린다.
가물거리는 옛 기억이지만
또렷하게 떠오르는 고운 네 모습
놓치지 않으려 애써온 보람에
너의 소식이 합격통지서만큼 기쁘다.
해는 서쪽하늘에 많이 기울고
가을 그림자는 산자락을 휘감는데
뒷산 잔디밭에 앉아 소곤대던
그 시절 아련한 추억에 젖어본다.
첩첩산중의 아늑한 마을에
저녁연기 희부윰하게 피어오를 때면
물봉선화 꽃 닮은 네 얼굴은
시름 하나 없이 언제나 고왔고
저녁 별빛은 네 얼굴로 내려앉았다.
오늘은 네 모습이 꽃잎에 스민다.
20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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