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봄비 내리는 저녁

신사/박인걸 2020. 4. 1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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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저녁

 

조용히 봄비가 내립니다.

어둠이 빗방울에 섞여 내립니다.

아파트 공원 가로등이 불을 밝히면

빗소리는 내 가슴에 옛 그리움을 안겨줍니다.

마로니에 나무아래 앉아서

하염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작은 우산에 얼굴을 묻은 채

우리는 정다운 이야기로 밤을 보냈습니다.

덧없는 세월은 빗물처럼 흘러

주름살 깊은 우리를 낯선 지대에 세우고

지나간 파랗던 시절을 그리워할 뿐

돌아갈 수 없는 길목에서 서러워합니다.

하지만 지금 와 뒤돌아보면

우리들의 사랑은 별빛보다 더 아름다웠고

이별 없이 마주보며 살아 왔으니

아쉬움이나 후회도 없습니다.

저녁 아홉시를 넘어가는데

아직도 봄비는 창문을 두드리며 내립니다.

이 저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누군가도 온갖 상념에 젖고 있겠지요.

20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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