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질경이 풀

신사/박인걸 2019. 1. 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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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풀

 

아무데나 아무렇게나

서럽게 돋아 오른 질경이

소 발굽에 짓밟히고

길손에게 걷어차여도

모질고 끈덕지게 일어서서

영역(領域)을 확장하던 풀아

몸이 지쳐 고달플 때면

두 눈 지그시 감고 널 떠올린다.

그토록 끈질긴 생명력으로

찢기고 뜯기고 베여도

여전히 일어서서 꽃을 피우던

지사불굴(至死不屈)의 혼()

질경이 삶아 끼니를 때우고

목피(木皮)로 춘궁(春窮)

목숨을 겨우 어어 살아갈지라도

윗입술을 힘껏 깨물고

눈물을 삼키시던 모친(母親)생각에

나 때론 탈진(脫盡)되어도

스스로 무너지지 못하네라.

2019.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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