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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조(飛鳥)
유일한 축지법(縮地法)으로
땅을 딛지 않고 산을 넘나들며
시간을 압축(壓縮)하며 사는 새도
한 겨울에는 고독하다.
일용(日用)식량이 바닥난 계절에
죽지에 물집이 생기도록 날아도
창자에 그날 식량(食糧)을 채우기란
과거급제 만큼이나 어렵다.
얼굴이 창백한 새들은
전깃줄을 붙잡고 늘어앉아
의미 없는 소리를 지저귈 뿐
동공(瞳孔)이 풀려 멍하다.
감나무 끝에 까치밥도 떨어지고
먹다버린 빵조각도 얼어붙은
기나긴 겨울 한복판에서
까마득한 춘절(春節)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비조(飛鳥)는 절망 않고
더 높이 날며 응시(鷹視)한다.
스스로 체념(諦念)하지 않을 찐데
반드시 겨울을 넘어 봄을 맞으리라.
201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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