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한파(寒波)

신사/박인걸 2019. 1. 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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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寒波)

 

미세(微細)먼지 주의보가

하루가 멀게 문자로 송달(送達)되는

기해년의 정월은 유난히 차갑고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는 물가(物價)

영세(零細)한 서민(庶民)의 어깨는 무겁다.

황량한 겨울 거리는 인심(人心)마저 차가워

절박(切迫)한 이들의 아우성이

호치(豪侈)로 위장(僞裝)된 도시 골목에서

폭포 소리로 울려 퍼진다.

그 집 사람이 바뀌던 그 날에

순박한 이들의 기대감은 풍선 같았으나

아직도 기한(期限)은 멀기만 한데

무량(無量)한 탄식이 공허한 하늘을 맴돈다.

혼자의 힘으로 일어서려는 자들은

짓눌리어 비틀거리다 스러지고

목련꽃 봉오리처럼 피어나던 자식들은

취로(就勞)의 절벽을 더듬거린다.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마저

안개 낀 고속도로와 같아

자신(自身)을 잃은 무리들이

겨울 갈대처럼 나부낀다.

교묘한 잔도(棧道)를 곡예 하듯 걸어야하는

도리(道理)에 어긋남이 없는 군중들이

살벌한 한파가 기세(氣勢)를 부리는

연두(年頭)의 거리가 크게 두렵다.

201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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