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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종(年終)
지난 섣달 그믐밤에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무해(無害)와 무탈(無頉)의 소망을
별 숲으로 쏘아 올렸다.
낮과 밤이 엇갈릴 때마다
희비(喜悲)와 명암(明暗)이 널을 뛰고
안팎의 구구사정(區區私情)은
소용돌이만큼 어지러웠다.
삼백예순다섯 날은
삽시간(霎時間)에 눈앞을 지나
끝자락마저 잡을 수 없는
연혁(沿革)의 언덕을 넘어간다.
한해가 이틀 남은 달력은
초조(俏措)함을 더욱 압박하고
생애(生涯) 남은 시간들이
쥐꼬리만 해 심(甚)히 두렵다.
그래도 여전히 태양(太陽)은 밝고
하늘 또한 무한(無限)히 푸르다.
생명이 호흡(呼吸)하니 고맙고
또 한 해를 예약(豫約) 하여 기쁘다.
201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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