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연종(年終)

신사/박인걸 2018. 12. 2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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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종(年終)

 

지난 섣달 그믐밤에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무해(無害)와 무탈(無頉)의 소망을

별 숲으로 쏘아 올렸다.

 

낮과 밤이 엇갈릴 때마다

희비(喜悲)와 명암(明暗)이 널을 뛰고

안팎의 구구사정(區區私情)

소용돌이만큼 어지러웠다.

 

삼백예순다섯 날은

삽시간(時間)에 눈앞을 지나

끝자락마저 잡을 수 없는

연혁(沿革)의 언덕을 넘어간다.

 

한해가 이틀 남은 달력은

초조(俏措)함을 더욱 압박하고

생애(生涯) 남은 시간들이

쥐꼬리만 해 심()히 두렵다.

 

그래도 여전히 태양(太陽)은 밝고

하늘 또한 무한(無限)히 푸르다.

생명이 호흡(呼吸)하니 고맙고

또 한 해를 예약(豫約) 하여 기쁘다.

201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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