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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고장 난 자동차는
더 이상 시동을 걸지 못했고
시골 어느 언덕위에서
깊은 잠에 빠져야 했다.
허접한 신작로위로
쓰리쿼터는 달렸지만
단단한 줄에 묶인 가슴은
까맣게 녹이 슬었다.
나와 동갑네인 그가
하늘 높은 줄 모를 때
치밀어 오르는 시새움에
한 밤이 대낮이었다.
감싸 안은 어깨는
성냥갑처럼 쪼그라들었고
체념한 가슴위로는
겨울바람이 세게 꽂혔다.
어느 날 마침내
새봄처럼 기회는 왔고
날개를 단 기러기는
새 세상을 펄펄 날았다.
2018.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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