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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성묘
설날 찾은 부모님 묘지위로
찬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
오래간만에 찾아 온 자식은
송구(悚懼)하기 그지없다.
질곡의 가시밭길을 걷고
황량한 들판에서 방황하며
음침한 계곡을 걸어 나와
힘겹게 가파른 언덕을 오르셨는데
양지바른 뒷산 언덕에
영면의 터를 잘 잡고
고달픈 세상 시름을 잊으시니
지금쯤은 눈물이 멈추었으려나.
시대를 잘 못 만나
떠밀리며 걸어야 한 세월
누굴 원망하리오만은
살아 온 삶이 가엾어라.
백골이 한 줌 흙이 되어
가지런하게 누워계신
나지막한 묘소위로
긴긴 침묵만 흐르고 있다.
2018.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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