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노을에 젖다.

신사/박인걸 2025. 5. 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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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에 젖다.
  •  
  • 물소리 멎은 냇가에 서면
  • 저녁이 붓을 들고 하늘을 지운다.
  • 하루의 고단한 숨결 위로
  • 노을이 살포시 수의처럼 내려앉는다.
  •  
  • 멀어진 석양의 끝자락에서
  • 나는 조용히 어제를 반추한다.
  • 말없이 지는 것은 슬픔이 아니라
  • 더 말할 수 없는 충만함이다.
  •  
  • 바람 한 자락에 곱게 물들어
  • 잊힌 이름을 스치듯 불러오면
  • 마음 한구석 깊은 그늘이
  • 미처 지우지 못한 그리움에 젖는다.
  •  
  • 지금은 울지 않아도 되는 시간
  •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는 순간
  • 나는 이 어두움도 따스하다는 것을
  • 노을에 젖으며 알게 된다.
  • 202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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