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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쌓인 도시 풍경
- 새벽 고요 속에 눈이 덮였다
- 이 도시는 흰 이불을 덮은 채,
- 얼어붙은 출근길을 시작한다.
- 지하철 문틈에서 새어 나오는 한숨과
- 졸린 눈으로 버텨내는 셀러리맨들의 전쟁터
- 눈 위에 발자국이 뜨거운 인두 자국 같다.
- 길모퉁이에서 상자를 접는 노인의 손
- 두평 난로 없는 방에 남은 가족을 떠올린다.
- 길가 커피 향기는 멀리서도 달콤한데
- 종이 컵의 온기조차
- 그의 얼어붙은 손에 닿지 않는다.
- 땀이 아닌 눈물이 오늘의 따뜻함을 녹일뿐이다.
- 시장에서 리어카를 끄는 짐꾼들
- 이른 새벽부터 눈을 맞으며 짐을 기다리지만
- 먼동이 터오도록 짐이 없어 한숨만 쉰다.
- 차가운 가로등 아래
- 벌떼처럼 눈송이 날아들때면
- 그들에게는 얼어붙은 바람만이
- 불에 덴 흉터처럼 남는다.
- 밤이 되어도 도시의 눈은 녹지 않는다.
- 거리의 불빛은 환하지만,
- 그 빛은 고단한 어깨 위로 무겁게 내려앉는다.
- 누군가의 창문 너머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가
- 길 위의 침묵을 쪼개는 밤
- 눈은 슬픔을 덮으려 더 두껍게 내린다.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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