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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겨울 아침의 단상
- 흰 입김 흐르는 골목길에
- 낡은 단풍잎이 일제히 누웠다.
- 밟고 간 발자국들이
- 밤새 얼음꽃을 틔웠다.
- 높은 하늘 아래 찬 바람이
- 쉼 없이 낡은 나뭇가지를 흔들면
- 세상은 서글픈 떨림으로
- 자신을 증명하듯 조용하다.
- 길섶의 국화 잎에 맺힌 서리는
- 지나간 계절의 숨결 같아
- 손끝 닿기도 전에 사라지는
- 덧없음이여 아름다움이여!
- 햇살은 부드럽게 땅을 감싸고
- 기억의 작은 틈새를 비춘다.
- 잠시 멈춰선 이 순간에도
- 삶은 묵묵히 흐르고 있었다.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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