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어느 간이역

신사/박인걸 2024. 6. 17. 03:33
  • 어느 간이역
  •  
  • 흙냄새 가득한 초록 벌판을 지나
  • 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자갈길
  • 한적한 간이역에 서 있는 나
  • 구식 시계탑 아래 낡은 시곗바늘은 쉬지 않고
  • 삶의 기나긴 여정 속 한순간 머물러
  • 지나온 발걸음을 바라본다.
  •  
  • 기차는 멀리서 달려오며
  • 한적한 산골 마을의 시간을 가른다.
  • 짙은 그리움에 젖어 든 나는
  • 가슴 안쪽에 숨겨 놓은 기억을 꺼내 본다.
  • 잠시 머문 플랫폼에서
  • 우리의 인생길도 그렇게 이어짐을 깨닫는다.
  •  
  • 풀향기 사방에서 모여든 낡은 벤치에 앉아
  • 머리 위로 맴도는 구름과
  • 고요히 흘러가는 시골 마을의 시간 속에서
  • 뜸한 발걸음에 적막한 이 고요는
  • 삶의 작은 쉼표가 되고
  • 나는 여기서 또 다른 여정을 떠난다.
  •  
  • 정겹다 못해 아름다운 풍경
  • 수줍게 피어있는 야생 산나리 꽃
  • 울타리에서 활짝 핀 붉은 접시꽃
  •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 작은 위로를 찾아내는 이 순간은
  • 광부들의 노래처럼 우리의 길도 길게 이어진다.
  •  
  • 기차는 길게 기적을 남기며 떠나가고
  • 사람들은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한다.
  • 그리움과 설렘이 가득한 저 멀리,
  • 또 다른 간이역을 향해 가는 길,
  • 인생의 여정은 멈추지 않고
  • 간이역에서 잠시 머물며 다시 꿈을 찾는다.
  • 202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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