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간이역
- 흙냄새 가득한 초록 벌판을 지나
- 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자갈길
- 한적한 간이역에 서 있는 나
- 구식 시계탑 아래 낡은 시곗바늘은 쉬지 않고
- 삶의 기나긴 여정 속 한순간 머물러
- 지나온 발걸음을 바라본다.
- 기차는 멀리서 달려오며
- 한적한 산골 마을의 시간을 가른다.
- 짙은 그리움에 젖어 든 나는
- 가슴 안쪽에 숨겨 놓은 기억을 꺼내 본다.
- 잠시 머문 플랫폼에서
- 우리의 인생길도 그렇게 이어짐을 깨닫는다.
- 풀향기 사방에서 모여든 낡은 벤치에 앉아
- 머리 위로 맴도는 구름과
- 고요히 흘러가는 시골 마을의 시간 속에서
- 뜸한 발걸음에 적막한 이 고요는
- 삶의 작은 쉼표가 되고
- 나는 여기서 또 다른 여정을 떠난다.
- 정겹다 못해 아름다운 풍경
- 수줍게 피어있는 야생 산나리 꽃
- 울타리에서 활짝 핀 붉은 접시꽃
-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 작은 위로를 찾아내는 이 순간은
- 광부들의 노래처럼 우리의 길도 길게 이어진다.
- 기차는 길게 기적을 남기며 떠나가고
- 사람들은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한다.
- 그리움과 설렘이 가득한 저 멀리,
- 또 다른 간이역을 향해 가는 길,
- 인생의 여정은 멈추지 않고
- 간이역에서 잠시 머물며 다시 꿈을 찾는다.
- 2024,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