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섭리(攝理)

신사/박인걸 2021. 7. 1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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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섭리(攝理)
  •  
  • 오늘은 비가 오다가 그치고
  • 햇볕이 한참 내리 쬐다가
  • 다시 흐리고 가랑비가 내린다.
  • 변덕을 부리는 여름 날씨는
  • 대기의 불안함 때문만은 아니다.
  • 고개를 돌리면 끝없이 짙푸른
  • 여름빛을 유지하기 위해
  • 지고한 섭리가 자주 뒤집어서다.
  • 지상에 존재하는 어떤 물체도
  • 자력으로 생존하지 못한다.
  • 드러나지 않는 지존자의 손길이
  • 오묘한 조화(造化)로 엮어갈 뿐이다.
  • 피었다 지는 꽃 한 송이와
  • 초식동물의 밥이 되는 풀 한포기도
  • 자력갱생의 삶을 살수는 없다.
  • 밝게 비추다 스러지는 저녁별과
  • 장엄한 일출의 신비함도
  • 스스로 존재하는 초월자에 의해
  • 천체는 면밀(綿密)하게 움직이는 거다.
  • 무량한 질서 속에 내가 나로 존재하는
  • 초자아 역시 지배자의 손길에 끌려간다.
  • 나는 지존자의 은밀함을 믿는다.
  • 202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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