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역행 추론법

신사/박인걸 2021. 6. 27. 22:43

역행 추론법

 

지금 내가 디딘 어귀여

유원(悠遠)히 떠내려 온 세월이여

부딪치고 깨어지며 달려온 가슴이여

흘린 눈물로 쌓아올린 강물이여

 

꿈은 구름 위에 사다리를 걸쳐놓고

의지는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며 달렸어도

바람은 내 방향을 번번이 비틀고

그럴 때마다 나는 아래로 미끄러졌다.

 

통발이 쳐져 있는 여울목을

가을 물고기처럼 힘없이 떠내려 오다

검은 소용돌이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

애석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이여

 

역(逆)으로 살아 온 애석한 목숨

속죄자의 공로도 회복 못할 실낙원

스러지지 않는 갈대숲에 갇혀

긴 한숨만 토해내는 바보인생이여

202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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