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기다리던 봄

신사/박인걸 2021. 4. 29. 10:22

기다리던 봄

 

일찍 일어난 바람이

기상나팔을 길게 불어 제키자

깜짝 놀란 산새들이 호들갑을 떨고

가랑잎 덮고 잠자던 새싹들은

앞 다투어 일어선다.

늠름하게 서 있던 나무들은

얼룩무늬 제복으로 갈아입고

일찍 피어난 진달래꽃 발록이며

새 세상이 왔다고 손을 흔든다.

지난겨울 싸늘하던 햇빛이

살갑게 다가와 내 등을 어루만질 때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내 가슴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린다.

봄을 기다리고 기다리며

지루하고 어두운 시간을 보냈다.

얽어매고 짓누르던 굴레를 벗고

분방한 자유로 들판들 달려가련다.

하늘위로 종달새가 날고 있다.

202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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