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봄
일찍 일어난 바람이
기상나팔을 길게 불어 제키자
깜짝 놀란 산새들이 호들갑을 떨고
가랑잎 덮고 잠자던 새싹들은
앞 다투어 일어선다.
늠름하게 서 있던 나무들은
얼룩무늬 제복으로 갈아입고
일찍 피어난 진달래꽃 발록이며
새 세상이 왔다고 손을 흔든다.
지난겨울 싸늘하던 햇빛이
살갑게 다가와 내 등을 어루만질 때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내 가슴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린다.
봄을 기다리고 기다리며
지루하고 어두운 시간을 보냈다.
얽어매고 짓누르던 굴레를 벗고
분방한 자유로 들판들 달려가련다.
하늘위로 종달새가 날고 있다.
202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