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
그 해 거기서 당신은 날 불렀고
나는 거절할 수 없어 답했습니다.
내가 보내는 곳으로 가라 할 때
몇 번이고 사양(辭讓)했지만
당신의 손을 뿌리치지는 못했습니다.
강권하기보다는 결단을 촉구했고
멍에를 씌우기 보다는
스스로 짐을 짊어지게 했습니다.
내 어깨가 감당하기엔
아주 버겁고 무겁고 큰 짐이었지만
주저앉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뒤돌아보면 험한 길이었고
앞을 내다보면 아직도 아득한데
지나온 날들이 이력이 되어
이제는 하나도 겁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음성은 늘 감미롭고
성품은 내가 처음부터 흠모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힘은
당신의 아낌없는 사랑입니다.
나를 아끼고 귀중히 여겨준
당신의 아카페에 내 마음이 녹았습니다.
당신은 사랑의 화신(化身)입니다.
20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