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당신의 사랑

신사/박인걸 2021. 2. 13. 11:41

당신의 사랑

 

그 해 거기서 당신은 날 불렀고

나는 거절할 수 없어 답했습니다.

내가 보내는 곳으로 가라 할 때

몇 번이고 사양(辭讓)했지만

당신의 손을 뿌리치지는 못했습니다.

강권하기보다는 결단을 촉구했고

멍에를 씌우기 보다는

스스로 짐을 짊어지게 했습니다.

내 어깨가 감당하기엔

아주 버겁고 무겁고 큰 짐이었지만

주저앉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뒤돌아보면 험한 길이었고

앞을 내다보면 아직도 아득한데

지나온 날들이 이력이 되어

이제는 하나도 겁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음성은 늘 감미롭고

성품은 내가 처음부터 흠모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힘은

당신의 아낌없는 사랑입니다.

나를 아끼고 귀중히 여겨준

당신의 아카페에 내 마음이 녹았습니다.

당신은 사랑의 화신(化身)입니다.

20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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