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임금
내 마음 한 가운데 옥좌가 있고
그 자리에 임금 한 분이 앉아있습니다.
그분은 나한테 한 번도 명령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분의 음성을 마음으로 듣습니다.
그는 나에게 자유와 평화를 주고
언제나 내 생각보다 앞서 나를 인도하십니다.
얼마나 겸손한지 나는 늘 머리를 숙이고
온화하고 부드러움에 감복합니다.
내가 나와 다툴 때에 항상 바른편에서서
빗뚫어진 생각을 호되게 꾸짖습니다.
내가 선한 일을 하면 활짝 웃으시고
나쁜 일을 하면 온종일 토라져 계십니다.
위험한 곳에 섰을 때 내 팔을 꽉 잡아주시고
억울한 일을 만났을 때는 달래주십니다.
여러 번 나를 진토(塵土)에서 건져주셨고
딜레마에 빠질 때면 지혜로 모면하게 하십니다.
나는 나의 의지보다 그분의 뜻을 따르고
그가 지시하는 대로 살기에 걱정이 없습니다.
그분이 내 마음에 들어 온 날을 나는 알며
나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을 믿기에 든든합니다.
이제는 누구도 나를 해치지 못하며
나를 건드릴 자도 이 세상에는 없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마음의 좌소(座所)를 정리하고
기꺼히 임금께 내드렸습니다.
20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