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 해 겨울 밤

신사/박인걸 2020. 1. 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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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겨울 밤

 

퍼 붓는 하얀 눈을 흠뻑 맞으며

눈밭에서 뛰어 놀던 마을 바둑이

모락모락 오르는 저녁연기에

참새들 굴뚝 곁에 추위를 쫒고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적막한 마을

호롱불 하나 둘 창문 밝히고

화롯불 군고구마 익는 냄새에

재잘재잘 웃음소리 깊어가는 밤

누나 형 재미있는 옛날얘기에

철부지 비몽사몽 헤매던 꿈 길

다듬이 질 멀리서 정적을 깨면

아버지는 장단 맞춰 얘기 책 읽고

끔뻑이는 희미한 등잔 불 아래

양말을 꿰매시던 고운 어머니

이따금 지나가던 짓궂은 바람

문풍지 울릴 때면 무서워 떨던

어릴 적 자라나던 나의 요람아

죽어서도 잊지 못할 나의 고향아

밤눈이 소록소록 곱게 쌓이면

꿈에라도 그곳에 찾아가리라.

20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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