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사순절의 고백②

신사/박인걸 2019. 4. 5. 11:01

사순절의 고백

 

거친 광야(廣野)에서 길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댈 뿐

방황을 되풀이 하던 나그네는

완전한 절망(絶望)에 떨고 있었네.

 

거센 폭풍우 휘몰아칠 때

천지는 온통 캄캄절벽이었고

아무리 외쳐도 메아리도 대답 없는

벗어나기 힘든 미궁(迷宮)이었네.

 

어쩌다 나는 갈 길을 잃었던가.

신기루에 홀린 것이 실수였네.

이제는 영혼마저 잃어버리고

불귀(不歸)의 객이 되어 떠돌게 됐네.

 

아 가련(可憐)한 방랑(放浪)자여

되돌아가기 힘든 탕자(蕩子)

한 마리 애달픈 사슴처럼

가엽게 사라져야 할 슬픈 운명이여.

 

그때에 홀연(忽然)히 다가와서

내 손을 가득 차게 잡아 준 이 있었네.

한 눈에 흠모하게 된 풍모(風貌)

내 맘은 눈처럼 녹아내렸네.

 

느닷없이 다가온 은총(恩寵)이었네.

내 영혼에 넘치는 기쁨이었네.

더 이상 길에서 헤매지 않아도 되네.

그분은 나에게 구세주(救世主)라네.

20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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