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깨우자(새해 축시)
부천노회 신년 하례식에 붙여
시인/박인걸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
날개를 치며 큰 소리로 울어
아침을 먼저 알려주는 귀조(歸鳥)
알을 많이 낳아 새끼를 번식하고
흙을 파헤쳐 모이를 찾으며
무리를 이루어 사이좋게 지내고
맛있는 요리로 식탁에 오르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동물이여
껍질을 깨트리고
하얀 피막을 벗겨내면
흰자위가 둘러싼 노른자위가
난황막 안에 알눈을 품고
죽은 것 같으나 살아 있던
눈에 띄지 않는 생명체가
어느 날 한 마리 새가 되어
부활하는 저 신기함을 보라.
옛 자아의 껍질을 깨트리면
새로운 자아가 숨쉬고
그 자아를 키우면
새로운 인간으로 탈바꿈한다.
닭의 해에는 우리가
계란을 깨고 튀어나오는
노란 병아리와 같이 부활하자
낡은 생각을 던져 버리면
새로운 세상이 기다린다.
비상식이 상식을 호도하고
거짓이 진실을 우롱하며
가짜가 활보하므로
진짜가 위축되는 세상에
우리는 진리의 훼를 치며
매일 옳음을 외치자
시대를 분별하는 눈으로
핍박을 당하나 굴하지 않으며
정의와 공의를 외쳤던
요단강가의 선지자처럼
이 시대를 향하여 외치자
바다는 출렁이고
산들은 우람하게 일어섰다.
새들은 날쌔게 비행하고
사람들은 힘차게 왕래한다.
바이칼 호의 찬바람이
무서운 수은주로 훼방해도
생명체는 벌써 흙속에서 약동한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태양은 언제나 그 길을 가고
하늘도 언제나 맑으며
밤에 빛나는 별도 곱지 않은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아름다운데
사람만 왜 더러워야 하는가
올 해는 우리가 결심하자
모두의 마음을 곱게 만들자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자
한 마리 닭이 되어 세상을 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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