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나를 사랑하느냐?

신사/박인걸 2018. 10. 3. 20:20

 

나를 사랑하느냐?
  

     주향한 교회 임직에 붙여
               시인/박인걸 목사

 

안개 자욱한 갈릴리호수
그물내리는 소리만 철썩인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베드로는
지난 밤 헛수고에 시름이 깊다.
‘오른쪽에 그물을 내리라.’는
멀리서 들려오는 낯익은 소리에
반사적으로 그물을 던져 끌어 올렸을 때
굵직한 고기 일백 쉰 세 마리에
놀란 수제자는 호숫가에 배를 댄다.
 
삼년 전의 일을 떠올리며
두려움으로 그분 앞에 섰을 때
연민의 눈동자로 바라보시던 주님은
무거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어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고
연거푸 물었을 때
고개를 떨어뜨린 근심 가득한 사내는
입을 열었으나 말끝을 흐린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는 인자한 주님 음성에
스승을 부인하고 낙향한 죄스러움에
베드로는 왈칵 눈을 쏟는다.
 
다가와 등 두드리는 주님 앞에서
베드로는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십자가를 지리라.
내가 십자가를 지고가리라.
주님이 세운 교회를 돌보리라.
주님의 양떼를 돌아보리라.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리라.
가시밭길도 걸어가리라.
무거운 짐도 지고가리라.
내 한 목숨 내 놓으리라.
다시는 뒤돌아서지 않으리라.
주님을 배반하지 않으리라.
 
아침 안개는 활짝 걷히고
밝은 태양은 호수에 빛난다.
새들은 노래를 부르고
고운 꽃들이 활짝 웃는다.
주님도 환하게 웃고
둘러선 제자들도 결의를 다진다.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이미 세상을 복음으로 점령하고 있었다.
 
주향한 교회의 임직 자들이여
주님의 뒤를 따르시오
오늘 세워지는 임직 자들이여
베드로의 후예가 되시오.
‘너희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실 때
‘사랑한다.’고 대답하시오.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축복이
그대들의 앞날에 있으리이다.
임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멘
2017.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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