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虛無)
시인/박인걸
순백의 목련 꽃잎이
너절한 헝겊조각 되어 뒹굴고
나비되어 날아간 벚꽃나무는
허탈함에 심히 굽어있다.
동녘을 밝힌 아침태양이
어느새 서천에 기울고
물위에 그린 그림처럼
젊음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밤새 드리운 낚싯대에
빈 낚시만 덜렁거리듯
용흥(龍興)이 무너져 독방에 갇힌
어느 아낙이 눈앞에 비친다.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이며
실속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
허황되고 부질없는 일이니
잡히지 않는 구름 같구나.
2018.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