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눈 길(아버지 시대를 생각하며)

신사/박인걸 2018. 1. 1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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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길

 

끝없는 버덩 길을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어떤 나그네는 온 종일

외롭게 걷고 또 걸었다.

 

눈 녹은 물이

목덜미를 타고내릴 때면

습기 밴 낡은 옷에서

고달픈 냄새가 올라온다.

 

차가운 눈보라는

가슴까지 파고들어

피죽으로 요기한 창자를

꽁꽁 얼어붙게 한다.

 

발걸음은 천근이고

어깨는 만근이다

삶의 무게가 버거워

두 다리는 휘청거린다.

 

그가 눈을 밟았으나

이제는 눈이 그를 밟는다.

차갑게 내리는 눈이

언 가슴을 사정없이 밟는다.

2018.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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