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한(限)가위

신사/박인걸 2017. 9. 26. 07:28

()가위

 

메밀 꽃 밝은 밤

수수는 여물고

흰 콩꼬투리는

만삭이 되어가던

 

팔월 열나흘 밤

휘영청 밝은 달은

구만리 중천에서

병연(炳然)하였네라.

 

기러기는 나는데

뜸부기 우는데

기다리는 그 이는

올 해도 안 오시네.

 

앞 강물은 흐르고

바람도 넘는데

휴전선 너머의 그 이는

소식조차 없다네.

 

작년에 고인 눈물이

다 마르지 않았는데

올 해 고일 눈물은

또 어찌할거나

2017.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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