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禱祈
그토록 힘들었던
두 계절을 지나는 동안
초조함과 불안함으로
朝夕燔祭를 드렸더니
청명한 하늘아래
흐드러진 열매를 보옵니다.
긴긴 여름 가뭄에
가슴은 냉과리가 되고
거북이 등이 된 저수지에
한숨만 내 쉬던 늙은이가
아름차게 여문이삭 앞에
謝恩의 기도를 올리나이다.
들녘에 핀 청초한 山菊이
해맑게 웃는 가을날에
산들산들 부는 바람결은
쓰다듬으며 스쳐가는
주님의 손길로 느껴져
눈시울이 달아오르옵니다.
그토록 혹독한 懲罰에도
氣息하는 생명체들 마다
온갖 종류대로 영글었으나
빈 껍질인 自身만이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섰나이다.
주님! 이 돌아가는 계절에
자신을 깊이 省察하며
아직은 남아 있는 시간들을
分分이 쪼개 사용하며
나의 이웃들을 두루 살펴
사랑의 열매를 익혀가겠나이다.
201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