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의 禱祈

신사/박인걸 2017. 9. 9. 08:56

가을의 禱祈

 

그토록 힘들었던

두 계절을 지나는 동안

초조함과 불안함으로

朝夕燔祭를 드렸더니

청명한 하늘아래

흐드러진 열매를 보옵니다.

 

긴긴 여름 가뭄에

가슴은 냉과리가 되고

거북이 등이 된 저수지에

한숨만 내 쉬던 늙은이가

아름차게 여문이삭 앞에

謝恩의 기도를 올리나이다.

 

들녘에 핀 청초한 山菊

해맑게 웃는 가을날에

산들산들 부는 바람결은

쓰다듬으며 스쳐가는

주님의 손길로 느껴져

눈시울이 달아오르옵니다.

 

그토록 혹독한 懲罰에도

氣息하는 생명체들 마다

온갖 종류대로 영글었으나

빈 껍질인 自身만이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섰나이다.

 

주님! 이 돌아가는 계절에

자신을 깊이 省察하며

아직은 남아 있는 시간들을

分分이 쪼개 사용하며

나의 이웃들을 두루 살펴

사랑의 열매를 익혀가겠나이다.

201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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