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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꽃
오월 앞뜰에 여리게 핀
연보라 빛 라일락이
저녁 그늘이 드리울 때
텅 빈 가슴속에서 흔들린다.
낡은 코고무신을 신은
허리가 가는 어머니는
검은 색 광목치마 허리에
치마끈을 졸라매고
등에 무거운 아기를 업고
머리에는 잡화를 인 채
마을 마다 떠돌며
푼돈을 모아야 했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어도
아무 느낌도 없이
어머니 눈에는 오직
눈 껌뻑이는 자식뿐이었다
삼 십리 밖 오일장을
먼지발로 걸어서
목이 주저앉도록 이고
징검다리를 건너던 어머니
조팝나무 꽃 곱게 핀
밭둑을 걸어가던
흔들리던 어머니 뒷모습이
긴 세월 너머로 아프게 다가온다.
20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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